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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중국의 대표 물류기업을 소개합니다. 시장의 기회를 포착하고 그 기회를 어떻게 성장으로 연결했는지 임재국 박사님을 통해 들여다봅니다. 한국 기업과 물류시장에 적용할 지점도 함께 찾아보세요.

In brief

오픈로지
– 2013년 설립, 오픈마켓 입점 중소 셀러 등을 위한 풀필먼트 업체
– 높은 이커머스 생태계 이해와 IT 역량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시스템과 토탈 풀필먼트 서비스 제공

한국 풀필먼트의 기회
– 우호적인 이커머스 시장 성장 속 기회 있어 
– 정교한 고객 분석을 통한 차별화 전략과 풀필먼트 서비스 개발해야 


일본과 중국 대표 물류기업을 통해 한국 물류를 알아보는 시리즈의 시작으로 임재국 박사는 일본의 오픈로지를 소개한다.

이커머스 날자, 오픈로지도 날았다

Q. 로지스팟 에디터(이하 생략): ‘한중일 로지스토리’ 시리즈의 첫 인터뷰입니다. 가장 먼저 소개하는 기업이 일본 오픈로지(Open Logi)예요.

임재국 박사(이하 생략): 첫 번째로 소개하는 기업인 만큼 최근 일본 물류 스타트업 중 가장 각광받고, 창업 초기부터 눈 여겨봤던 회사를 골랐습니다. 2013년 12월 설립한 오픈로지는 현재 약 50여개의 물류업체와 제휴를 통해 8500여개의 고객사에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예요.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셀러가 풀필먼트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견적서 발행부터 대략 1~2개월이 걸렸어요. 오픈로지는 이 과정을 모두 웹으로 옮겨 어떤 조건이든 당일 바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과정과 시간을 단축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로지스팟이 복잡한 화물운송을 디지털 전환한 사례와 비슷한 면이 있네요.

오픈로지의 서비스. 회원가입을 하고, 제품을 등록하고, 제품을 창고로 보내고, 재고를 확인하고, 배송을 요청한다. 이 일이 모두 웹에서 간편하게 이뤄진다. (출처: 오픈로지 홈페이지)

Q. 풀필먼트 업체가 성공하려면 그 바탕인 이커머스 시장도 넓어야 하잖아요. 오픈로지가 어떤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는지 궁금합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2020년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B2C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19조4000억엔(약 200조8000억엔)입니다. 2010년에 비해 약 2.5배 성장한 숫자예요. 

한국이 오프라인 기반 유통 대기업과 온라인에서 성장한 쿠팡이나 옥션, 11번가, 네이버 등이 사활을 걸고 치열하게 경쟁한다면, 일본은 처음부터 아마존 재팬과 라쿠텐 이 두 회사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시장을 장악해왔습니다. 시장경쟁과 경영환경은 한국에 비해 변화무쌍한 편은 아니지요. 

아마존은 직매입을 기본으로 막대한 재원을 투자해 자가물류망을 구축했습니다. 물류도 직접 운영하고요. 반면 라쿠텐은 100% 오픈마켓이죠. 플랫폼은 제공하지만 물류를 대행하지는 않습니다. 오픈로지 설립자 이토 히데츠구도 처음부터 이 점을 눈여겨봤어요. 이커머스 시장, 이중에서도 라쿠텐 같은 플랫폼 사업자가 성장할수록 자가물류 인프라를 갖추기 힘든 중소 셀러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요. 오픈로지의 예상이 적중한 것이죠.

Q. 기존 물류 업체 입장에서 풀필먼트는 그렇게 허들이 높은 비즈니스처럼 보이지는 않거든요. 오픈로지가 1위를 고수하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물류만 잘하면 풀필먼트도 잘 할 수 있다는 건 착각입니다. 풀필먼트 업체는 이커머스 생태계를 완벽하게 이해해야 해요.

셀러 입장에서 물류센터와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견적을 받고 업체별로 비교하는 과정은 상당히 복잡합니다. 물류 지식이 부족한 개인이나 소규모 셀러는 이 요금이 합리적인지, 물류서비스가 어느 수준인지 알기 어렵고요. 

오픈로지는 이런 고충을 잘 알고 있었어요. 오픈로지는 고객이 상거래 과정에서 겪는 문제점, 라스트마일 배송을 포함한 물류 프로세스 전반에 걸친 애로사항을 해결해주고, 고객은 경영에 집중해 기업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큰 관점에서 바라봤습니다. 

그런 관점에 기반한 오픈로지의 첫 번째 강점이 요금 체계입니다. 입고비, 임대비, 배송비 등을 규격에 따라 세분화해 제공해요. 고객은 오픈로지 홈페이지에서 물류 비용을 예측하고 원가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임대비도 일반적으로 면적당 비용을 책정하는데, 오픈로지는 물품 양에 따라 비용을 정했습니다. 물량이 적거나 변동이 심해 임대비가 부담스러웠던 셀러를 위한 조치였죠.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금액이 1만원이면, 끝까지 1만원입니다. 사실 이렇게 정확한 요금을 안내할 수 있는 건 일본의 독특한 문화와 국민성 때문에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은 업체 사정이든, 고객의 사정이든 물류에서 처음 책정한 금액과 나중에 청구하는 금액이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은 암묵적인 룰이 작동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의 강점은 IT 역량이에요. 홈페이지에서 특별한 계약 없이 4단계의 프로세스만 거치면 상품 등록부터 고객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끝낼 수 있습니다. 굉장히 쉽고 빠르죠. 

또 오픈로지는 창고를 직접 운영하지 않습니다. 창고 업체와 제휴해 셀러와 가까운 창고 또는 셀러가 맡기는 품목에 따라 창고를 결정해요. 오픈로지는 이 창고 업체에도 WMS를 제공합니다. 오픈로지는 창고를 소유하지 않음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창고 입장에서는 셀러 품목이 다양함에도 오픈로지의 운영 매뉴얼대로 관리하기 때문에 운영 이슈가 적어지죠.  

이런 면에서 오픈로지는 독보적인 회사예요.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도 많이 등장했고, 앞으로도 등장하겠지만 오픈로지의 생존을 위협할 만한 수준은 아닐 겁니다. 시장에서도 그 경쟁력을 인정받아서 2020년에 150억원 규모로 시리즈 C 투자도 받았어요. IPO도 준비하고 있고요. 

풀필먼트 성장하는 한국, 경쟁력 키워야

Q. 오픈로지가 한국에 진출한다면 성공할까요?

파트너십 형태는 몰라도 단독으로는 힘듭니다. 일본과 한국의 전자상거래관행이 매우 다르고, 일본에 비해 물류 시장 규모가 작은 한국에 굳이 올 이유가 없을 것 같아요. (웃음) 중국이나 동남아라면 또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한국에도 괜찮은 풀필먼트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잖아요. 오픈로지의 강점 중 하나가 IT라고 했는데, 한국은 이미 그런 면에서 이미 훌륭하죠. 

Q. 요즘 눈여겨보는 한국 풀필먼트 스타트업이 있다면요?

마이창고, 아워박스, 두손컴퍼니 그리고 최근엔 위킵 등도 활발한 듯하고요. 

네이버나 11번가 등 한국 오픈마켓도 점점 커지고 있어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면 그에 맞는 새로운 물류 시스템과 서비스 모델이 필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풀필먼트 스타트업이 어떤 완충 역할을 해줄 수 있으리라 기대해요. 또 로지스팟처럼 기존 물류 대기업이 하지 못했던 일을 대신해줄 수도 있고요.

로지스팟의 고객사이기도한 두손컴퍼니는 이커머스 셀러를 위한 ‘품고’와 크라우드 펀딩 등 단기 물류에 특화한 ‘두윙’을 제공한다.

Q. 오픈로지만큼 독보적인 곳이 곧 탄생할 수도 있겠네요.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고성장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글로벌 최고 수준의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요. 풀필먼트가 성장하기에 아주 우호적인 시장 상황이죠. 

이런 분위기 속에서 풀필먼트 스타트업은 한 단계 더 도약할 여지가 충분합니다. 오픈로지가 중소 셀러의 경영과 물류 애로를 A~Z까지 해결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성장한 것처럼, 정교한 고객 분석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합니다. 또 서비스 커버리지를 넓혀서 풀필먼트 다음 서비스로까지도 확장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라스트마일 배송과 연계한다면 규모의 경제를 도모할 수 있겠죠. 



시리즈 보기

1. 오픈로지, 이커머스 물류의 해답과 정답 (현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