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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스팟 고문이자 삼영물류를 이끄는 이상근 대표님을 만나 뉴 노멀 시대 물류에 대해 물었습니다. 매일이 다르게 변화하는 시대, 물류는 어디쯤 왔고 앞으로 어떤 기회가 있을까요?

In brief

뉴 노멀 시대,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
① 글로벌 집중생산과 싱글소싱을 통한 조달에서 탄력적 공급망으로 재편
② 전략물자, 보건·의료·방역, FMCG 산업은 자국내로 복귀(리쇼어링) 가속화
③ JIT에서 안전재고 확보와 조달·생산·판매·물류네트워크 재배치

글로벌 공급망 변화 대비책
① 탄력적 공급망 설계
② 공급사슬 내 위험과 우선순위를 파악할 수 있는 주기적인 스트레스 실험
③ BCP 도입 등 리스크 관리

로지스팟 에디터(이하 생략): 개인이나 기업이나 코로나 19로 새로운 생산, 유통, 소비, 물류를 경험 중입니다. 당연히 공급망도 예전과 다르겠죠?

이상근 박사(이하 생략): 세계화 이전에 글로벌 기업은 단순히 생산비용이 저렴한 곳에 거점을 세워 대량으로 집중생산을 했어요. 스케일 메리트를 추구한 거죠. 그리고 점차 흐름이 바뀌면서 생산비용과 더불어 물류비용을 고려해 거점을 선정했고요.

이후 FTA 체결이 가속화되면서 관세율이 높은 자동차와 같은 품목을 중심으로 단일 또는 복수의 생산과 물류거점을 구축하는 것이 트랜드가 됐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의 이런 글로벌 공급망관리의 목표는 수익성 제고와 서비스 향상이었어요. ① 제품과 원·부자재 소싱, 생산과 판매의 글로벌화 ② 생산국의 국내물류, 국제물류, 소비국의 국내물류를 통합하는 효율적 관리 ③ 총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 증대, ④ 다양화되는 소비자 요구에 신속히 부응하는 해결책이었죠.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국경이 봉쇄되고, 여객기가 중단됐습니다.

항공·해상·우편물 운송까지 크게 제한되면서 글로벌 집중·분업생산과 공급체계의 ‘정체·단절·붕괴’ 현상은 심화됐어요. 전세계 1~2개 공장에서 집중생산해 글로벌에 공급하던 국제간 분업생산은 심각한 타격을 받았죠.

공급망은 말 그대로 연결된다는 의미잖아요. 정체, 단절, 붕괴하고는 거리가 먼데 말이죠.

그렇죠. 그래서 공급망의 변화가 시급하고요.

먼저, 글로벌 집중생산과 싱글소싱을 통한 조달에서 탄력적 공급망으로 급속히 재편돼야 합니다.

글로벌 밸류체인이 촘촘하고 복잡하게 연결된 산업은 공급망 리스크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요. 자동차, 스마트폰 등 하이테크 제품을 좀 볼까요? 원·부자재 생산기지는 세계 각국에 산재돼 있고, 공급체인도 복잡해요.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태국, 독일 등 어느 한 곳의 공장 가동이 멈추면 전체 피해도 커집니다.

한국은 어떤가요? 우리 기업은 중국이나 베트남에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요 산업의 생산기지를 구축했어요. 우리나라 자동차의 중국 생산능력은 211만대로 전체 자동차 생산 대수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디스플레이 생산의 22%, 반도체의 18%가 중국에 집중돼 있어요.

2020년 2월 국내 자동차 공장의 가동 중단을 초래한 와이어링 하니스뿐 아니라 중국 수입의존도가 80%가 넘는 다른 원부자재도 앞으로 공급 불안에 부딪칠 가능성이 있죠.

반대로, 중국도 주요 부품의 한국 의존도가 높아요. 그래서 한국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공급망 리스크를 우려하죠. OLED, 메모리칩, 디스플레이, 카메라모듈의 세계 최대 수출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핵심부품의 생산공장이 구미와 서울 외곽 지역에 집중돼 있거든요.

IHS마킷 자료에 따르면 2019년 4분기 스마트폰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삼성과 LG 점유율은 94%를 넘었어요. 전 세계 D램 메모리반도체의 4분의 3을 삼성과 SK하이닉스에서 만드는 겁니다. 2019년 한국산 메모리칩의 80%가 중국 조립공장으로 수출됐어요. 대만과 일본 베트남 역시 한국산에 의지합니다.

여기 생산과정의 작은 차질이라도 생기면 중국과 베트남 전역에 있는 수천 개의 공장이 멈춰 설 수밖에.

또한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과 유럽, 동남아 등에서 부품과 중간재를 수급하는 기업은 현지 공장 폐쇄와 운송 지연으로 ‘제2의 와이어링 하니스 사태’ 우려에 비상입니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중간재 수입 규모는 약 120조 원, 전체 수입액의 38%에 달하거든요.

2020년 중국에서 전량 수입하는 부품 와이어링 하니스의 공급이 중단되자 국내 완성차 공장도 줄줄이 셧다운된 바 있다.

이 부품과 중간재가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국내 생산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이렇게 꼬리가 꼬리를 물고 있는 글로벌 공급사슬인데, 공급망이 단절되도 피해 안 받는 국가가 어디 있겠어요?

그래서 중국에 생산 의존도가 높은 회사는 동남아시아와 인도에 주목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월 2일 애플이 중국 내 제품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어요. 지금은 계획했던 공장 조건이 아이폰 생산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계획 잠정 중단을 밝혔지만, 애플은 에어팟, 아이폰 등 주력 제품 조립라인 일부를 베트남, 인도로 옮기고 맥북프로를 미국에서 조립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정설이었던 재고 최소화와 2차와 1차 협력업체를 거쳐 최종 조립 공정에 이르기까지 낭비 없이 완벽히 동기화한 글로벌 공급망 관리와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기 생산체계(JIT)의 공급망 리스크를 되돌아보고 위기관리시스템 구축 필요성의 큰 교훈을 주었어요.

따라서 원·부자재의 글로벌 집중생산과 싱글소싱을 통한 조달에서 멀티소싱의 ‘탄력적 공급망관리’로 급속히 재편될 걸로 보여요.

두 번째로 전략물자, 보건·의료·방역, FMCG(일용소비재)산업은 자국내로 복귀(리쇼어링)가 가속화됩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등의 생산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항공기의 운항 중단 등으로 국제 물류망이 단절되면서 적기에 FMCG 상품이 공급되지 못했어요.

글로벌 각국은 경제안보차원에서 전략물자 외에 의료, 방역, 생필품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 대기업을 자국내로 복귀시켜 국가 안전망 구축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고, 제조업 역량 강화하는 대책을 강구해야죠.

대기업 한 곳만 유턴해도 다수의 공급 협력사가 따라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일본 수출규제와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국내 제조업의 공급망을 보완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국제간의 조달·생산·물류에 걸친 물류망 재구축과 더불어 국가내, 지역내 물류망의 정비가 요구될 거예요.

세 번째로 JIT에서 안전재고 확보와 조달·생산·판매·물류네트워크 재배치 작업이 돌입됩니다.

아까 JIT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했는데요. 글로벌 기업은 공급체인의 안정을 위해 안전재고 확보와 조달·판매 물류망을 동시에 고려한 물류네트워크 재배치 작업에 돌입했어요.

공급망은 안전 재고와 대체 공급처를 확보해 리스크 방지와 병목이 생기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해요.

예를 들어 2011년 일본 도호쿠 대지진 이후 혼다, 닛산은 도요타와 다르게 공급망을 재구축했어요. 2016년 5월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는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지진 발생 후 해당 지역 공장에 한해 가동을 중단한 혼다, 닛산과 달리 토요타는 일본 내 26개 공장이 모두 가동 중단됐으며 재 가동에 들어가는 시기도 가장 늦었어요.

혼다와 닛산은 2011년 도호쿠 대지진 이후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공급선을 다변화해 이 지진에서 상대적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어요. 하지만 토요타는 기존 재고를 최소화하고, 2차와 1차 협력업체를 거쳐 최종 조립 공정에 이르기까지 낭비 없이 완벽히 동기화(JIT)한 토요타 시스템(TPS)을 고수하면서 리스크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죠.

포스트 코로나19, 각국과 기업은 기업차원을 넘어 국가차원에서 공급망의 안정을 위해 안전재고 확보와 조달·판매 물류를 동시에 고려한 공급망과 물류네트워크 재배치 작업에 돌입할 것입니다.

혼다와 닛산처럼 코로나19가 아닌 그 이후 대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새로운 공급망을 정립할 필요가 있군요.

코로나19 사태는 결국 종식될 것이고 글로벌 공급망 혼란도 극복 중이죠. 하지만 자연재해, 전쟁, 국가간 분쟁과 새로운 바이러스 출몰과 같은 공급망 불확실성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또 다가올지 모릅니다.

위험에 처할 때마다 그 위험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고민해서는 이미 늦습니다.

기업은 각 산업의 공급사슬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위험을 이해하고, 자신의 기업에 적합한 다음의 위험요인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위험할 때마다 위험에 대응하면 이제 늦다.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몰과 같은 불확실성에 하루라도 빨리 예방책을 세워야 한다.

뉴 공급망을 위한 점검

좀더 구체적으로 조언해준다면요?

첫째, ‘탄력적 공급망 설계(Designing Resilient Supply Chains)’가 필요합니다.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즉시 대체할 수 있도록 공급망이 다각화돼야 합니다. 부품이 없어도 생산할 수 있도록 제품 재설계 역량도 갖춰야 하고요.

둘째, 공급사슬내 위험을 인식하고 우선순위를 파악할 수 있도록 주기적인 ‘스트레스 시험’이 필요합니다.
주기적으로 공급사슬내 핵심적인 공급업체와 고객, 공장, 유통 및 물류센터를 파악하고, 부품, 공정재고, 완제품 재고에 대해 위치와 물량을 파악해야 합니다.

셋째, BCP(Business Continuity Plan)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합니다.
BCP는 재난이 발생해도 기업의 비즈니스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론이에요. 재해·재난으로 정상적인 운용이 어려운 핵심 업무기능을 지속하는 환경을 조성해 기업 가치를 최대화하는 조치를 의미합니다.

코로나19 전 4차 산업혁명 때에도 이런 공급망 변화에 대한 논의가 나왔던 듯해요.

코로나19 사태는 이미 벌어진 일이에요. 안타깝지만 이제는 미래도 바라 봐야죠. 이번 사태는 우리기업이 조달·생산·물류에 걸친 공급망 리스크를 다시 돌아보는 귀중한 계기가 될 겁니다.

결과적으로 4차 산업혁명 활성화가 좀 더 앞당겨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여요.

사람이 직접 수행하거나 대면 서비스가 필요했던 일이 4차 산업혁명의 차세대 기술과 맞물려 바뀔 거예요. AI 기술과 결합한 스마트팩토리, 드론, 로봇을 활용한 무인배송, 스마트 보관함, 원격의료 등등요. 4차 산업혁명 때 언급됐던 비즈니스인데 코로나19로 다시 빠르게 추진 중이잖아요.

지금이라도 포스트 코로나19에 일어날 새로운 변화를 정확히 인식하고 기술혁신과 빨리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상근 대표

–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 로지스팟 고문
– 산업경영공학박사
– 국토교통부 물류산업 공생발전협의체 위원
–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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